(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지난 3년을 돌아봤을 때 북한 관광 사업은 유망합니다."

중국의 북한 전문 여행사 영파이오니아투어스의 공동운영자인 호주 출신 로완 비어드(28)가 15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가 말한 "지난 3년"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집권 시기와 겹친다.

구체적인 언급은 꺼렸지만 김정은 정권 들어 북한 당국이 외화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비어드는 "업무상 접촉하는 북한 사람들은 여행과 관련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면 적극 호응하고 있다"며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도 전했다.

그가 이끄는 영파이오니아투어스는 최근 헬기 투어가 포함된 새해맞이 평양 관광 상품을 내놓았다.

오는 12월 29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5박6일짜리 상품이다.

기본 가격 895유로(약 110만원)에 295유로를 추가로 내면 새해 첫날 오전 북측이 제공하는 러시아제 밀 Mi-17을 타고 상공에서 평양 시내를 내려다보는 일정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여행사 측은 ？？페이지를 통해 "헬기로 105층짜리 류경호텔 주위를 돌고 대동강에 근접비행해 주체탑을 지나가며 5.1경기장도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회사는 지난 봄 북한 농촌 봉사활동 여행상품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서양인 8명이 참가했다.

비어드는 "평양 교외의 국영농장에서 북한 주민들의 쌀이나 채소 등 재배를 돕는 상품"이라면서 "북한에서는 화학비료를 전혀 쓰지 않아 옥수수 등의 모양이 이상하지만 맛은 굉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현지인들은 돈 내고 노동을 하는 서양인들을 신기한 듯 쳐다봤다"고 덧붙였다.

인권탄압국인 북한이 관광수입으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그는 "우리는 북한을 돕는 게 아니라 서양인들에게 이색적인 체험을 제공하는 것일뿐"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남한 사람이 미국 국적을 얻은지 1년도 안돼 북한 여행에 나서는 사례도 상당수"라고 주장했다.

영파이오니아투어스는 지난 2008년 설립됐다. 비어드는 2012년 처음 북한 관광에 나섰다가 매력을 느끼고 이듬해 합류해 현재 가이드 겸 공동운영자로 일하고 있다.

지난해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총 10만 명 이상으로, 이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이 80% 이상, 서구권 관광객은 5천 명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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