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혹독한 배고픔에 정든 고향을 떠나 목숨을 걸고 남쪽으로 내려온 탈북 청소년들.

학교에 들어가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변화된 제도에 적응하려 애를 쓰지만, 남한 사회의 높은 벽 앞에서 적지 않은 청소년들이 좌절을 경험한다.

그럼에도, 이들은 푸른 잎으로 회색빛 건물을 덮어나가는 담쟁이처럼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하고 제2의 고향에서 새 삶을 개척하기를 소망한다.

탈북 청소년들이 그동안 남북한에서 겪은 어려움과 새로운 꿈을 담은 공연을 독일에서 펼친다.

탈북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인 셋넷학교는 11월 22일∼12월 6일 독일 드레스덴과 베를린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무언극-하나를 위한 이중주!" 공연을 펼친다고 6일 밝혔다.

마임과 음악으로 구성된 이번 공연은 독일 통일 25주년을 기념해 독일의 한인 단체인 베를린코리아협의회와 삼성이웃사랑성금 등의 도움을 받아 진행된다.

공연을 위해 셋넷학교 출신의 탈북 청소년 5명과 이 학교가 소재한 강원도 원주 지역의 고등학생 3명 등 8명은 지난 7월부터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저녁에 모여 자신들의 경험담을 모으고 이를 무대화하기 위해 밤을 새웠다.

그러나 우리보다 앞서 통일을 이뤄낸 독일에서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공연을 한다는 설렘에 힘든 줄도 몰랐다고 한다.

특히 냉전의 상징이었던 베를린의 "체크포인트 찰리"(찰리 검문소) 앞에서 선보일 공연을 가장 기대하고 있다고 이 학교 박상영 대표는 전했다.

학생들은 공연을 보름여 앞둔 요즘도 저녁이면 학교에 모여 몇 시간씩 호흡과 동선을 맞추며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이번 독일 공연을 통해 학생들이 남한 사회에서 더이상 지원의 대상이 아닌 통일의 파트너라는 자신감과 함께 통일 시대의 주역이라는 자부심을 키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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